기록에도 환승이 필요하다

서용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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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Flowy 목차]

전 직장에서 창원으로 출장 갈 일이 많았다. 수서역에 SRT가 있긴 했지만 들고 가야 할 짐이 많았고 회사에서 성남터미널이 가까워서 고속버스를 주로 애용하는 편이었다.


고속버스는 짐도 넉넉하게 실을 수 있고 편하게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문제는 창원에 있는 담당자가 언제 우리를 부를지 모른다는 것. 즉 부르면 가야 했는데 고속버스의 단점이 하나 있다면 성남에서 창원까지 직행버스는 하루 4대 밖에 없었다.


버스 출발 시간 전에 부르면 후다닥 짐을 챙겨 출발하겠지만 오전 10시 혹은 오후 2시처럼 애매한 시간에 호출한다면 다음 버스 시간을 기다리거나 수서역까지 SRT를 타러 가야 했다. 원하는 시간에 출발할 수 없으니 출장은 이미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됐다.


좋은 방법이 없을지 떠올려봤지만 직접 운전을 해서 가지 않는 한 원하는 시간에 가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다 출장을 자주 가는 타부서 대리님이 선산휴게소에서 환승해 보라고 조언을 해줬다. 


"휴게소에서 환승이 돼요?" 

그게 내 첫 반응이었다.   


그리고 바로 검색을 해봤다.


성남에서 선산휴게소까지 시간표.


성남에서 창원까지 가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차량이 있었다

선산휴게소에서 창원종합버스터미널까지 시간표

선산휴게소에서 창원종합버스터미널까지 시간표


선산휴게소에서 창원까지 가는 버스는 성남에서 선산휴게소까지 가는 것보다 더 많았다.


선산휴게소에서 창원까지 가는 버스는 성남에서 선산휴게소까지 가는 것보다 더 많았다.


환승이라는 아이디어가 생기니 출발할 때 목적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즉 창원행이 아니어도 된다는 이야기였다. 그냥 선산휴게소(마산방향)에 가는 버스만 타면 됐다. 그 버스는 부산행일 수도 있고 대구, 울산, 포항, 진해행일 수도 있다.


선산휴게소(마산방향)에서 창원에 갈 때는 출발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즉 서울에서 온 버스일 수도 있고 수원이나 안산, 용인, 일산에서 온 버스일 수도 있다. 그 버스가 선산휴게소에 들르고 창원이라는 내가 가야 하는 목적지만 가는 버스를 타면 됐다.


여기서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1. 출발지인 성남에서 일단 선산휴게소에 들르는 버스를 탄다.

2. 선산휴게소에서 도착지인 창원행 버스를 탄다.


단 한 번 환승했을 뿐인데 언제든 출발할 수 있었다. 성남에서 창원행 버스는 하루에 4대밖에 없었지만 선산휴게소까지는 11대였다. 그리고 선산휴게소에서 창원행은 훨씬 더 많았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선산휴게소에서 무조건 환승하고 다녔다.


기록에도 환승이 필요하다.


기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록의 출발이 '메모'라고 하고 기록의 목적지를 다시 '참고'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린 쉽게 기록하고 쉽게 참고할 수 있는 기록 도구를 써야 한다. 그런데 그런 도구는 쉽게 찾을 수 없다.


손으로 적는 걸 좋아해서 아날로그 다이어리에 쓰는 사람이라면 앉아서는 쓸 수 있겠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사람이 가득 차 있는 버스에서 가방에 있는 다이어리를 꺼내 쓸 수는 없다.


반대로 '일정은 구글 캘린더지!'라고 말하는 사람은 일정이 많아지면 한 번에 보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올 텐데 디지털은 한 번에 볼 수 있는 한정된 공간 특성상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많은 인터넷 창을 띄워놓고 쓰는 것 아닌가)


도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디지털 기록 도구는 기록하기 쉽지만 참고하기가 어렵고 아날로그는 기록하기 어렵지만 나중에 참고하기 용이하다.


그래서 난 하나를 고집하지 않는다. 출장 갈 때 환승하는 것처럼 기록도 환승을 거친다.

선산휴게소(마산방향)에서 창원에 갈 때는 출발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즉 서울에서 온 버스일 수도 있고 수원이나 안산, 용인, 일산에서 온 버스일 수도 있다. 그 버스가 선산휴게소에 들르고 창원이라는 내가 가야 하는 목적지만 가는 버스를 타면 됐다.


여기서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1. 출발지인 성남에서 일단 선산휴게소에 들르는 버스를 탄다.

2. 선산휴게소에서 도착지인 창원행 버스를 탄다.


단 한 번 환승했을 뿐인데 언제든 출발할 수 있었다. 성남에서 창원행 버스는 하루에 4대밖에 없었지만 선산휴게소까지는 11대였다. 그리고 선산휴게소에서 창원행은 훨씬 더 많았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선산휴게소에서 무조건 환승하고 다녔다.


기록해야 할 때 WF만한 게 없다. 그래서 모든 기록의 시작은 WF에 넣어둔다. 사실 넣어둔다는 표현은 정리한 느낌이 있는데 때려 박는다는 표현이 더 잘 맞겠다.


WF에 기록한 어떤 콘텐츠는 그 자체로 역할을 다하기도 하고, 또 다른 콘텐츠는 좀 더 다듬어 플래너 혹은 노션으로 이동한다. 왜냐하면 WF는 기록의 초입. 즉 초안이나 과정을 기록하긴 좋지만 결과물을 도출하는 도구는 아니다. 그러기엔 제약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철저히 초안을 위한 용도로 쓴다. (이 측면에서는 도저히 대체할 도구를 지난 몇 년 동안 못 찾았다. 있다면 알려주세요.)


반면 플래너 혹은 노션과 같은 도구는 초안을 작성하기에는 제약이 많이 따른다. 앉아있어야 한다는 공간의 제약이 있거나 노션 내 페이지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어야만 잘 기록하고 잘 찾을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1. 모든 기록은 WF에서 시작된다.

  2. WF에 기록한 내용 중 일부는 WF에서 역할을 다한다.

  3. 그리고 어떤 자료는 노션이나 플래너 등 결과물로 재탄생시킨다.


출발지인 성남에서 선산휴게소까지 가는 게 WF라면 도착지였던 창원까지 가는 건 노션이나 플래너다. 기록에서 환승을 하니 메모도 놓치지 않고, 다시 참고해서 결과물도 제대로 만들 수 있다.


반면 여전히 하나의 도구만 고집한다면 스스로에게 아래 질문을 다시 물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도구로 메모도 잘하고 다시 참고할 자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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